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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1,2: 여러 가지 모양의 내가 된다

by oneulbreakfast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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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감정본부 그리고 감정친구들

 
  <인사이드 아웃 2>가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1편의 내용을 곰곰 생각해 보니 기억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편을 보기 위해 1편을 다시 보았습니다. 과연 보았던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장면들이 많아 처음 보는 기분으로 보았습니다. 이어서 2편을 보았고, 연달아 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있게 본 인사이드 아웃 두 편을 아우른 감상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난 '기쁨', 얜 '슬픔'이에요.
쟨 '버럭'이구요.
얜 '까칠', 얜 '소심'이에요.
우리가 라일리의 감정들이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감정본부가 하나씩 있고, 그곳에는 저마다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감정친구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1편의 주인공으로 11살 소녀 라일리가 등장합니다. 그녀의 머릿속에도 역시 감정본부가 있고, 그곳에 사는 다섯 명의 감정친구들이 열일하고 있습니다. '기쁨'이와 '슬픔'이와 '버럭'이와 '까칠'이와 '소심'이로 불리는 친구들은 각자 이름에 걸맞은 표정과 행동을 보여줍니다. 라일리는 태어나서부터 11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간 속에서 다양한 감정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기억에 남을 만한 기억들은 유리구슬이 되고, 어떤 감정이 담겼는지에 따라 색깔이 결정되고, 색깔별로 자동분류되어 의미 있는 기억으로 저장됩니다.

기쁨이 says,
하루를 잘 보내면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거고,
기분 좋은 한 주가 기분 좋은 한 해가 되고,
그러면 좋은 인생이 되는 거야!

 
  누가 봐도 실세인 기쁨이의 주도로 라일리의 머릿속에는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유독 기쁨이의 눈에 거슬리는 존재가 딱 하나 있습니다. 기쁨이의 샛노란 유리구슬을 파랗게 물들이는 슬픔이입니다. 슬픔이는 기쁨이를 질투하거나 싫어하기 때문에 방해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자기의 역할과 본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행동할 뿐입니다. 슬픔이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기쁨이는 라일리의 핵심기억인 유리구슬을 모두 노란색으로 지켜냅니다. 기쁨이 넘쳐나는 핵심기억은 다섯가지 기억의 섬을 만들어냅니다. 엉뚱섬, 하키섬, 정직섬, 우정섬, 가족섬은 모두 감정본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라일리만의 유일무이한 성격을 만들고,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한 어린시절을 보냅니다. 그래서 라일리는 기쁨이의 열심으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고 끝내기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평온하기만 할 것 같던 라일리에게 첫번째 위기가 찾아옵니다. 아빠의 새직장 문제로 정든 미네소타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가게 되면서 라일리의 감정본부에는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쁨이 says,
어떻게 해야 불안이를 멈출 수 있을지 모르겠어.
어쩌면 막을 수 없을 지도 몰라.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런 건가 봐. 기쁨이 줄어드는 거.

 
  1편이 기쁨이와 슬픔이의 아름다운 공존으로 마무리되고, 역시나 라일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난 듯하더니 9년 후 2편이 나옵니다. 2편에서 어느덧 라일리는 13살이 되고, 낯설기만 하던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잘 적응하여 아이스하키부에서도 멋지게 활약합니다. 1편에서는 새 보금자리의 적응이 위기였다면, 2편에서의 위기는 라일리에게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시작됩니다. 사춘기를 맞이한 감정본부의 제어판은 이전보다 버튼이 더 많아지고 조작법도 복잡해집니다. 더불어 다섯 감정친구들의 공간에 새로운 감정친구들도 찾아옵니다. '따분'이와 '부럽'이와 '당황'이와 '부럽'이 또한 저마다 이름에 걸맞은 표정과 행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친구는 바로 불안이입니다. 슬픔이와의 갈등이 끝나기가 무섭게 찾아온 불안이는 기쁨이에게 커다란 근심거리가 됩니다.

긴긴밤 사이 정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라일리가 그랬듯, 저에게도 때때로 감정 친구들이 모두 사라진 것 같은 날이 찾아오곤 합니다. 감정 본부는 정전으로 마비되고, 기억의 섬들이 하나 둘 침잠하는 밤이 찾아옵니다. 긴긴밤이 지나고 나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제어판 앞에 앉은 감정 친구들과 함께 개운한 아침을 맞곤 합니다. 밤 사이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는 알 수 없지만, 한바탕 벌어지는 소동이 바로 오늘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스릴 넘치는 이야기가 됩니다. 

기쁨이 says,
기쁨이 가는 곳에 슬픔도 가야지.

 

  긴긴밤, 1편에서는 기쁨이와 슬픔이가 불의의 사고로 감정본부에서 벗어나 장기기억저장소에 떨어지게 됩니다. 2편에서는 기쁨이가 슬픔이를 꼬드겨 감정본부를 벗어나 신념저장소로 향합니다. 두 번이나 펼쳐지는 둘의 여정은 역시나 쉽지만은 않습니다. 요동치는 라일리의 마음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기까지 합니다. 서로 잘 어울릴 거라 생각지 못한 기쁨이와 슬픔이는 생각보다 제법 잘 어울리는 콤비가 됩니다. 둘은 서로의 부족함을 메꿔주고, 길 위에서 만난 멋진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라일리의 내면에 꼭꼭 숨어있던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라일리는 아직도 긴긴밤에 갇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쁨이 says,,
라일리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네가 정하는 게 아냐.
불안아...
이제 라일리를 놔줘.

 

  1편의 기쁨이가 기쁨이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극도로 예민해지는 불안이에게 건네는 기쁨이의 말은 1편과 2편의 주제를 관통합니다. 기쁨이는 슬픔이의 존재를 인정하고, 불안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단계까지 나아갑니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감정본부에는 여러 가지 감정친구들이 가진 저마다의 색깔로 다채롭게 빛납니다. 영화의 엔딩 후에는 각 편마다 재밌는 쿠키 영상이 있으니 놓치지 말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모를 3편에 대한 기대감도 놓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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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사이드 아웃

  5분 더 잘까 말까 망설이는 소심이, 오늘이 월요일 아침임을 깨닫는 슬픔이, 샤워 BGM으로 뉴진스 노래를 트는 기쁨이, 오늘 뭐 먹지 고민하며 아침밥을 차리는 까칠이, 문밖 나서자마자 땀범벅되어 불쾌지수 치솟는 버럭이로 시작하는 저의 아침도 역시 감정친구들과 함께 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무념무상으로 릴스만 넘기는 따분이, 나만 빼고 금세 좌석에 앉은 사람들이 부러운 부럽이, 어제 헬스장에 안 가서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이라도 오르는 불안이,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우산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당황이까지 아침부터 감정친구들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정신없이 바쁜 감정본부와 함께 하는 출근길도 저만의 인사이드 아웃이겠지요. 저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제 안의 감정본부를, 감정친구들을 유심히 살펴보아야겠습니다.

기쁨이에게 불안이 says,
넌 많은 실수를 했지,
그치만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될 거야.
실수 때문에 네가 멈추는 일은 없었으면 해.

 

  어느 누구도 배제될 수 없고 단 하나만 존재할 수 없는, 모든 시간 속에서 열일하는 감정 친구들 덕분에 저는 오늘도 순간을 살며 여러 가지 모양의 내가 됩니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도 노래 하나가 떠오릅니다. 역시 제가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 강아솔의 노래입니다. 노래 제목은 <아무 말도 더 하지 않고>입니다. 잔잔한 멜로디와 포근한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감정친구들이 하나 둘 모이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불 꺼진 방
긴 슬픔이 내려앉은 이곳에
나는 혼자 있고 싶어요
나를 향한 그대 마음 다 알고 있지만
마음껏 슬퍼할 시간이
내겐 필요해요
불을 밝히지 말아요
어둠을 헤치지 말아요
환한 불빛만이 모든 슬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오늘도 나는 내 몫의 슬픔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가고 있어요

 
▷영화정보
감독: (1) 피트 닥터 (2) 켈시 맨 / 각본: (1) 피트 닥터, 멕 러포브, 조시 쿨리 (2) 멕 러포브 / 제작사: 월트 디즈니 픽쳐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 배급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모션픽처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개봉일: (1) 2015.07.09 (2) 2024.06.14 / 러닝타임: (1) 94분 (2) 96분 / 배우: (1) 에이미 폴러, 빌 헤이더 (2) 에이미 폴러, 마야 호크 / 장르: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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