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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 더없이 아름다운 최고의 퀴어 영화 장면 하나하나 허투루 볼 수 없는 오늘의 영화 흰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 오면 떠오르는 영화 두 편이 있습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와 임대형 감독의 입니다. 신기하게도 두 영화 모두 오타루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두 영화 속 눈이 푹푹 나리는 장면을 멍하니 보고 있노라면, 한 겨울의 중심에 서 있는 기분에 잠깁니다. 하얗게 눈 덮인 풍경은 뜨거운 말들을 가득 삼켜버린 고요의 심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겨울의 하얀 풍경은 두 영화의 주인공을 꼭 닮았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의 주인공 윤희. 그의 표정, 눈빛, 시선, 말투, 한숨, 몸짓 하나하나는 그 어떤 대사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 플래시백으로 담을 수 없는 지난 시간들을 짐작케 합니다. 장면 하나하나 허투루 볼 수 없는 오늘의 영화, 를 .. 2025. 6. 8.
바닷마을 다이어리: 영화 한 편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영화 한 편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영화 한 편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여러 곳에 가 닿으며 저에게 다채로운 순간들을 경험하게 해 주었습니다. 일단 영화가 너무 좋았고, 윤슬처럼 빛나는 네 자매의 모든 순간들이 아름다웠습니다. 영화를 본 후에야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요시다 아키미의 만화 전권(총 9권)을 구매했습니다. 만화책을 한 권 한 권 읽다 보니 영화와 만화의 배경이 되는 가마쿠라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네 자매가 맛있게 먹던 시라스동(잔멸치덮밥)의 맛, 후타와 스즈가 함께 찾은 신사인 고토쿠인의 대불 속 풍경, 작은할머니 앞에서 사치가 맛있게 먹던 치카라모찌야(힘떡)의 식감은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도쿄행 비행기를 끊었습니다. 가마쿠라에서의 1박 2일.. 2025. 5. 11.
카모메 식당: 그리 대단치 않은 소소한 그것들이 (스포주의) 손님이 없어도 평온한 이유 저는 잔잔하고 따뜻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일전에 소개한 임순례 감독의 와 빔 벤더스 감독의 도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영화들은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고, 볼 때마다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이따금 혼자의 시간을 보낼 때 종종 틀어놓곤 합니다. 이번에도 그런 영화 중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입니다. 오래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을 때 오디오북으로 좋아하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영화에 나오지 않는 숨은 이야기들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소설에서는 주인공 사치에가 어떻게 핀란드에서 자신만의 가게를 열 수 있었는지 구체적인 .. 2025. 4. 6.
로봇 드림: ㄱ나니. 스쳐간 인연들. 다신 부를 수 없는 이름들.. (스포 주의) 2024년 (나만의) 올해의 영화  2024년을 결산하며 뽑은 (나만의) 올해의 영화 1위는 입니다. 경쾌하면서도 슬프고, 행복하면서도 외로운 감정이 교차하는 좋은 영화를 지난 봄날에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친구들에게도 그 마음을 나눴더니 생일 선물로 영화의 원작인 사라 바론의 그래픽 노블 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원작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상상력 한 스푼을 더해서 그런지, 책은 영화보다는 조금 심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책으로 다시 읽으니 영화의 장면들과 배경음악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손으로 넘기는 감각이 재미있었습니다. 귀에 에어팟을 꼽고 보니 책의 이야기가 좀 더 생생해지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역시나 음악이.. 2025. 4. 2.
리틀 포레스트: 혜원처럼 나만의 작은 숲을 가진 거라면 오래도록 사랑받는 힐링 영화 국가 애도기간으로 연말 시상식이 모두 취소되던 2024년의 마지막날이었습니다. 시상식에서의 카운트다운을 볼 수 없어 새해를 어떻게 맞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보며 해넘이의 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떤 영화를 볼까 곰곰 생각하며 그동안 보았던 영화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보았던, 보고 또 보아도 좋은 영화를 골랐습니다. 임순례 감독이 만들고, 김태리 배우가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였습니다. 러닝타임 내내 초록빛 시골 풍경이 펼쳐지고, 싱그러운 제철 재료로 요리하고, 또 맛있게 먹는 장면들은 볼 때마다 언제나 저에게 힐링 그 자체입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힐링 영화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에 대한 감상을 전해.. 2025. 4. 1.
퍼펙트 데이즈: 코모레비, 나의 빛나는 순간들을 위하여 보고 또 보고픈 영화  저는 상영중인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이미 알고 보는 두 번째에는 (다음 장면을 알 수 없어 생기는) 호기심과 긴장감이 사라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영화만큼은 몇 번이고 더 보아도 좋았습니다. 영화 만큼은 영화관에서 두 번이나 보았고, 집에서 넷플릭스로 또 보았습니다. 주인공 히라야마의 잔잔한 일상이 반복해서 나오니 어찌 보면 지루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리듬을 타는 타인의 일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한 안정감을 느끼게 합니다. 빔 벤더스 says,언제나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일상 속의규칙적인 리듬이 아름다운 이유는모든 사소한 것들이 똑같지 않으며매번달라진다는 것을볼 수 있기 때문이다.  .. 2025. 3. 27.